





영맨들의 성공적인 설욕전, 그러나 영원한 라이벌의 끝나지 않은 대결! 최후 승자는 과연?
2022년 9월17일 안양 비산벌을 뜨겁게 달군 한·일 양국 대학선발팀 정기전 덴소컵이 마무리되었다.
지난 6월, 일본 원정에서 5대0 참패를 당한 한국대학선발팀은 이번에는 절대 패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결국 3대2 펠레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다.
일본 대학선발팀은 개인기술과 조직력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미 일 년 가까이 발을 맞춘 터라,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을 막 끝마치고 소집되어 12일간의 짧은 훈련을 거친 한국대학선발팀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한·일전이라는 것은 어떤 것도 핑계가 될 수 없는 것이라 한국대학선발팀은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번 덴소컵 지휘봉을 잡은 동국대 안효연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코칭스텝을 구성할 때 모두 현직 대학 감독들에게 직접 동참해 줄 것을 제의했다.
일반적으로 코치들을 선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특이한 상황이었다.
현직 감독들 입장에서도 임시이기는 하지만 코치직을 수락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안효연 감독의 간곡한 제의를 받아들여 ‘한일전 필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해, 중원대 이세인 감독이 수석코치로, 건국대 이성환 감독이 필드 코치로 그리고 골키퍼 출신인 숭실대 김영무 감독이 직접 골키퍼 코치를 맡아 합류하기로 결정, 현직 대학 감독 네 명이 한국 대학선발팀 코칭스텝을 맡는 사상 초유의 ‘영맨 파워 드림팀’을 결성한 것이다.
특히, 선수들의 경기전 훈련과 피지컬 어드바이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재일교포 출신의 김대신 코치를 선임하였다.
이미 한국에서 SOL-FC U18 유성우 감독과 2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었던 김대신 코치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을 했기에 이번 일본대학선발팀 선수들의 전력분석 및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안효연 감독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코칭스텝이 완성된 한국대학축구 선발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2일이었다.
촉박한 일정에 먼저 감독직을 맡은 안효연 감독은 본인의 팀(동국대) 경기 지도를 병행하면서 시간을 쪼개어 추계대학축구연맹전과 리그를 돌아다니며 선수 선발에 나섰고, 코칭스텝들 역시 자신들 소속팀 경기 이후 휴식까지 반납한 채 선수단 소집 전 훈련에 관련된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세인 수석코치는 상대의 전술을 분석하고 패턴을 에니메이션화 해서 선수들에게 미리 보여주며 눈으로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했고, 소집 이후에는 선수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이 자리에 뽑혀서 왔다는 것 자체가 아주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니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을 더 강조했고, 상대가 지난번 한국선발팀을 5대0으로 이긴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부담스럽겠지만 우리도 잘 준비되어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보여주자고 했다고 한다.
이성환 건국대 감독 역시 감독이라는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덴소컵 코치라는 역할에만 집중했다면서, 준비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두 가져올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기뻐했다.
처음 코치 제의를 받았을 때는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워낙 안효연 감독과 신의가 두터웠던 터라 한번 해보자고 결심한 후에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고 한다.
한일전이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극복해 가는 과정도 의미 있었고, 한국대학선발팀에게도 여유 있는 준비 기간만 주어졌다면 충분히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골키퍼 코치를 맡은 김영무 감독은 이번 덴소컵이 코칭스텝으로 세 번째 참가이며, 한일전 경험으로는 여섯 번째가 된다고 했다.
여러 번 일본 선수들을 상대했던 경험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고, 지도자 미팅에도 많은 조언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영무 감독은 무엇보다 코칭스텝들이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수렴하는 과정이 짧은 시간 선수단을 하나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선수단과 코칭스텝이 혼연일체가 되었다는 것이 승리의 열쇠였다고 평가했다.
총감독을 맡은 안효연 동국대 감독은, 현직 대학 감독들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던 이유에 대해서, 누구보다 대학선수들을 잘 알고 경기 운영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특별히 지시하고 따르는 구조가 아니라 전문분야별로 맡기면 알아서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지시하고 코치진이 따르는 구조가 아니라, 큰 틀만 정하고 세부적인 부분은 코치진이 책임지고 지도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자 했고, 그 방법이 주효했다.
최근 일본을 상대로 한 연령별 경기에서 모두 패함으로써 분위기가 좋지 않아 덴소컵 감독직을 수락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네 명의 지도자 모두 약간의 부담은 있었지만 감당할 만했다고 대답했다.
부담 보다는 책임질 수 있는 자리에 뽑혔다는 자부심이 더 컸기 때문에 반드시 해내자는 의지로 뭉칠 수 있었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특히 안효연 감독은 언제나 즐기는 축구를 추구하기 때문에 패배라는 것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하며, 다시 제의가 온다면 이번에는 처음이라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훨씬 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한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외부적으로 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안효연 감독은, 무엇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전화가 가장 많았다면서 웃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에게는 “너희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더 좋은 국가대표 자리에도 갈 수 있겠지만 대학선발팀이라는 자리는 이번밖에 없다.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부담도 느끼고 목표의식도 가져야 한다. 대신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책임은 감독인 내가 지겠다. 너희는 최선을 다하고 자존심을 건 경기를 해라. 그리고 이 멋진 기회를 즐겨라.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는 바로 교체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든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긴장하며 준비하도록 베스트 멤버를 전날까지도 발표하지 않았다는 안효연 감독은, 선수들은 언제나 마지막 순간까지 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덴소컵 코칭스텝은 역대 대표팀 코칭스텝 구성에 있어 최연소로 기록된다.
그야말로 ‘영맨들의 도전“이었다.
3대2 승리를 가져옴으로써 승리라는 첫 번째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승리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경기 내용을 분석하고 보완점과 앞으로의 대비책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022 한일대학선발 정기전 덴소컵은 6월 일본 승, 9월 한국 승으로 1대1이 되었고, 통산전적 8승 2무 8패로 완전 동률을 이루었다.
이 팽팽한 힘의 균형을 누가 깰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축구신문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