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OB회원들, 집단행동 놓고 고심 중


한국축구계 원로들의 단체인 ‘한국OB축구연맹(회장 이종환) 이진봉 강원지부장이 ‘강원FC’ 표류 사태에 대해 최문순 구단주와 남종현 대표이사 등에게 쓴 소리를 쏟아냈다.

대표선출을 놓고 첨예한 논란이 벌어진지 3개월을 맞으면서 강원도 출신 원로들이 침묵을 깨고 이번 사태에 대해 최초로 견해를 표명하고 나섰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최문순 구단주와 남종현 대표이사 간의 원색적인 비난이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예민한 시점에서 강원도 축구의 원로이자 산증인들이 혹시라도 특정 세력의 역성을 들고 나서기라도 한다면 사태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되며 또한 사태는 치명적인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진봉 강원OB지부장은 19일 오후 강릉에서 기자와 만나 ‘축구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특정 세력의 처사를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만은 없게 됐다’면서 ‘최 구단주와 남 대표가 대승적인 자세에서 한걸음 물러나 화합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축구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부장은 이어 ‘현 사태의 핵심은 정상적인 절차에 대한 특정 세력의 지독한 편견과 내 식구 챙기기가 큰 원인 것 같다’면서 ‘축구 경기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은 경기 결과에 승복 할 줄 하는 자세인데도 그 기본 정신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인사들이 구단의 중책을 맡겠다고 나섰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

강릉 출신의 김진복 (65. 전국가대표GK) 원로는 ‘도민구단을 자처하면서 도민들의 의사를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축구를 정치 도구로 전락시키는 형태를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다’며 주먹을 쥐었다.

이어 ‘구단주가 정상적인 이사회를 거쳐 선출된 대표이사의 발목을 계속 잡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남 대표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충분한 기회를 준 다음에 능력 평가를 해도 늦는 것이 아니며 그런 처사가 구단주로서의 옳은 행동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국OB축구 강원지부는 현재 강원 지역 경기인 출신 약5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일부 회원들은 ‘강원FC’ 표류 사태에 대해 ‘비상 총회를 개최하여 대책을 논의하자’는 견해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부 회원들은 ‘최문순 도지사를 도청으로 집단 방문하여 강원OB축구인들의 의사를 전달하자’는 견해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문순 지사와 남종현 대표이사 간의 구단 운영 지원금을 놓고 한바탕 벌어졌던 뜨거운 설전은 일단 수면으로 가라앉고 있다.

일단 20일 경 양측이 면담을 갖고 화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나 남종현 대표가 최 지사를 향해 ‘구단에 지원 할 능력이 없으면 구단주를 내놓으면 될 것 아니냐’며 직격탄을 날렸던 폭탄발언이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어 양측의 면담이 이뤄질지 매우 유동적이다.

이진봉 강원OB지부장은 ‘경기인 출신으로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도민구단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동향 후배 선수들이 활동하는 ‘강원FC’가 됐으면 좋겠고, 강원도 출신 지도자들에게도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열린 구단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절실하다’면서 ‘축구인들의 침묵을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라며 기자에게 이별의 악수를 청했다.

강릉에서 김영근 기자
사진=한국축구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