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경 감독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인창고등학교(교장 최용주)하면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배구명문’이라는 수식어다. 1953년 창단해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인창고 배구부는 그동안 전국무대에서 거둔 수많은 우승 횟수를 바탕으로 장윤창, 오관영, 이상렬, 후인정, 이강주, 유광우등 많은 배구 인재를 배출해내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배구명문으로 불린다.

명문 배구부를 운영해 오던 인창고는 지난해 2월에는 또 다른 운동부인 축구부를 창단하며 대한민국 스포츠계에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인창고 축구부 창단과 발전에 가장 큰 힘을 쏟고 있는 인창고 최용주 교장은 “체육인 출신이 많은 인창고에서 축구부를 통해 학교를 알리기 위한 요소도 되지만 무엇보다 배구부 못지않은 명문 축구부로 성장시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창단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창단과 동시에 주말리그를 비롯해 각종 전국대회에 나섰던 인창고는 대부분의 주전선수들이 1, 2학년으로 구성 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북부리그에서 시즌 중반 4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는 선전에 힘입어 당초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총9개 팀이 혈전을 펼친 서울 북부리그에서 7위로 지난 시즌을 마감하며 선전을 펼쳤다. 주전 선수들이 한 학년씩 진학하는 올 시즌에는 고등축구 ‘다크호스’급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인창고 축구부는 마산중앙중과 충남기계공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거쳤던 손봉경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있다. 손봉경 감독은 “마산중앙중에서 10년 동안 팀을 이끌 당시 전국무대에서 7번의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 노하우를 살려 축구부를 명문으로 만들고 싶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손 감독은 “올 시즌에는 팀 조직력을 극대화 시켜 절대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인창고의 전지훈련지인 광주 동강대에서 손봉경 감독을 만나봤다.

다음은 손봉경 감독과 일문일답

Q. 인창고 축구부 감독 부임 계기를 듣고싶다.
- 지난해 3월까지 충남기계공고에서 감독을 하고 있다가 그만두고 경남 함성중학교로 내려가 체육교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인창고의 부름을 받고 감독에 나서게 됐다. 인창고에 온지는 아마 한 달 조금 넘은 것 같다.

Q. 선수단 구성은?
- 감독인 나를 비롯해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거쳤던 민동성 코치가 나를 도와 팀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총43명(1학년 16명, 2학년 15명, 3학년 12명)의 선수들과 함께 이번 시즌을 꾸려 나갈 예정이다.

Q. 시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선수들 파악은?
- 우선은 당장 경기에 나설 3학년 선수들부터 중점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인창고가 창단을 하면서 내가 당시 맡고 있던 충남기계공고에서 지도했던 선수들이 몇 명 있다. 실제로 인창고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좋고 무엇보다 해 보겠다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든다.

Q. 전지훈련지로 광주를 찾은 이유는?
-광주에는 프로팀 광주FC를 비롯해 대학팀 광주대, 조선대, 호남대, 동강대 등 우리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가진 팀 들이 많이 있고 연습경기 상대를 찾기도 편하다.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는 우리 선수들의 스피드, 움직임, 상대 대응력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숙소와 식사 등 편의 시설이 좋아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훈련 일정은?
- 광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합천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 곳에도 부산권 팀들을 비롯해 현재 많은 팀들이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어 실전 위주의 훈련을 진행 할 것이다.

Q. 축구부에 대한 지원여건은 어떤가?
- 아무래도 운동부를 운영해 오던 학교이다 보니 지원여건은 좋다. 선수들 가장 큰 걱정이 진학문제인데 같은 재단인 경기대에서 매년 일정 선수를 선발하기로 약속했다.
그동안 기존 숙소가 약간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했는데 올 3월 교내 새로운 숙소가 완공되어 우리 선수들이 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

Q. 감독으로서 인창고 축구부를 평가해 보자면?
- 지난해 외부에서 인창고의 플레이 모습을 봤다. 신생팀으로 강인함과 열정, 투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직접 선수들을 지도해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이 좋았다. 조직력과 전술을 조금만 다듬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인창고 축구부는 지난해 약간의 잡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그러한 부분이 감독으로 부임하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 사실 전혀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역시 나름 오랜 지도자 생활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잘 추스르겠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선수들이 너무나 나를 잘 따라와 주고있다. 지금은 정말 많이 안정됐다.

Q. 평소 선수들 지도 방식은?
- 강압적인 훈련 보다는 자율적인 훈련을 중시한다. 아무래도 무엇을 하던지 간에 억압된 분위기 보다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효율이 더 높지 않은가. 그리고 선수들의 기본기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고 머리를 쓸 줄 아는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선수들 본인 스스로 깨우칠 수 있게 현장과 이론 공부를 적절히 조합 시킬 생각이다.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감독보다는 선수들에 항상 마음을 열고 때로는 아버지나 형 같은 존재로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Q. 올 시즌 목표는?
-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성적에 대해 말하기는 조금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약속 할 수 있는 부분은 선수들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체력과 조직력을 극대화시켜 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절대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만들 것이다.

Q. 선수들에 하고 싶은 말은?
- 우선 축구선수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기본 인성이 갖춰줘 있어야 한다. 운동장에서는 항상 성실함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공을 잘 차도 기본 인성과 성실함이 없는 선수는 절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리고 항상 축구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

김상희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