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강호 연파… 13년만에 ‘빗속의 환희’


‘잊혀져가던 명문’ 한양공고(교장 강문석)가 13년 만에 전국체전 본선 무대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한양공고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14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벌어진 제28회 서울특별시장기축구대회 겸 제90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서울시 예선 결승전에서 대신고와 전, 후반 80분과 20분의 연장전 등 100 여분간의 혈전을 1:1로 비긴 후 이어 벌어진 승부차기에서도 7번째 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로 승리를 거둬 대회 우승과 함께 전국체전 진출 티켓을 따냈다.

 8강전과 4강전에서 각각 내로라하는 강호인 언남고와 장훈고를 승부차기와 연장 접전 끝에 힘겹게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라온 한양공고는 결승에서도 대신고를 맞아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공방전을 이어나갔다.

 초반 뜨거운 공방을 벌인 한양공고는 중반 이후 대신고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은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초반에도 대신고에 몇 차례 슈팅을 허용했던 한양공고는 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이어진 스로인이 혼전으로 이어지던 중 교체 투입된 백운호가 오른발 슈팅을 터트려 앞서나갔다.

 한양공고는 선제골 이후 수비수 김정대를 투입하여 수비를 강화하려고 했지만 김재완과 이민우 등을 앞세운 대신고의 공세에 밀려 걷어내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대신고에 연이은 슈팅 기회를 내주면서도 골키퍼 김경민의 거듭된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던 한양공고는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종료가 가까워지던 후반 38분 대신고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한상현이 떨궈주자 공격에 깊이 가담한 수비수 정태양이 아크 정면에서 통렬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한양공고는 연장 돌입과 동시에 히든카드로 내세운 이병훈이 연장 전반 막판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수적인 우세를 잡은 채 연장 후반에 나선 대신은 김재완의 터닝슛 등으로 한양공고의 골문을 거세게 두들겨봤지만 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결국 운명의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더욱 거세게 쏟아지는 비로 인해 어두워진 경기장 분위기 속에 한양공고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도 양 팀은 천당과 지옥을 수시로 오갔다.

 양 팀 모두 두 명의 키커가 깔끔하게 성공시킨 상황에서 한양공고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정욱현의 슈팅을 대신고 골키퍼 구상민이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내자 대신고 선수들은 승리를 확정짓기라도 한 듯 기뻐했다.

 하지만 대신고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최정식의 슈팅이 왼쪽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면서 분위기가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이후 한양공고 세 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켜 6:5가 된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한상현이 땅볼로 시도한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어이없이 벗어나면서 한양공고의 극적인 승리로 2시간 반 동안 이어지던 한 편의 장편 드라마는 끝을 맺게 되었다.

 한편 고등부 결승전에 앞서 벌어진 서울시장기 중등부 결승전에서는 중동중이 전반에만 네 골을 뽑아내며 경희중을 4: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 8분 방찬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중동중은 전반 26분과 31분 방찬준이 연이어 골을 뽑아내 해트트릭을 달성한데 이어 전반 34분 신기용이 한 골을 더 추가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중동중 이승욱 감독은 “우승을 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리그 경기를 통해 경기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 득점 기회를 선수들이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면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