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철, “선수 데리고 타교로 떠나겠으니 팀 공식 해체해 달라”
김선종, “떠나겠다면 떠나라. 내가 팀 맡아 전통 그대로 이을 것”
신흥 중학축구의 명문 남수원중이 느닷없는 팀 해체설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천안 오룡기에서 남수원중은 쾌조의 순항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우승의 감격은 잠시, 파다한 팀 해체설 때문인지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크게 동요하는 기색이다.
남수원중 학부모들이 7월15일 오전 학교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학교 측은 ‘김선종 부장을 감독으로 선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학부모들과 강력한 충돌이 일기도 했다.
남수원중은 그동안 김선종 부장과 김석철 감독의 불화가 심각하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긴 했으나 공식적으로 ‘팀 해체설’이 흘러나오고 ‘감독 교체 설’이 표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수원중 김석철 감독은 ‘팀을 해체해달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공식입장 표명은 아니었다’면서도 표정은 단호했다.
김 감독은 ‘여러 가지로 팀 운영에 심각한 제약을 많이 받고 있고, 학교 측에 이렇게 힘들게 만들겠다면 차라리 팀을 해체해달라고 한 적은 한번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주장한 ‘팀 운영에 여러 가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의미 속에는 학교 내의 축구부 숙소를 오후 10시까지 밖에 사용할 수 없고, 또 선수들의 진학을 둘러싸고 김 부장이 감독을 제쳐 놓고 진학에 사사건건 간여하고 있다‘ 는 속내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적으로 남수원중은 오후 10시까지만 학교 숙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10시 이후엔 학교 숙소를 떠나 학교 밖 숙소에 머무르고 있어 선수들은 이중생활에 고단함을 드러내고 있다.
남수원중 학부모들은 선수들의 이런 이중 숙박생활에 따른 막대한 경비 부담에 크게 시달리고 있으며 또한 선수들의 진학 문제에서도 감독의 의중과 학부모들의 의사를 배신(?)하는 타 도시로의 진학이 많았다는 것이 지역 사정에 밝은 수원시 축구인들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수원시축구협회의 모 고위 관계자는 “남수원중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빼돌려지는 경우가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석철 감독의 거센 비난에 대해 김선종 부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으로부터 직접 팀 해체를 해 달라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며 “학부모들을 수차례 동원하여 학교를 흔들고 있는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팀을 해체한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문의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팀 해체는 절대 할 수 없고 그런 의사를 학교 측이 밝힌 적이 없다”며 “김 감독이 그런 말을 하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정 그렇다면 김 감독을 따르겠다는 선수들을 다 데리고 팀을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학부모 대표를 통해 김 감독에게 전달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종 부장은 “10월에 창단하려는 모 중학교로 선수들을 데리고 간다는 말을 소문으로 들었다”면서 “김 감독이 선수들을 데리고 떠나면 후임 감독을 선임하고 축구부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 학교 입장이다”고 말했다.
김선종 부장은 “축구부의 숙소 사용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부장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이 따르며, 선수들의 진학 문제도 감독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부장의 권한이다” 는 입장을 견지했다.
남수원중은 김석철 감독과 김선종 부장의 불화는 뿌리가 너무 깊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장과 감독 간의 인식 차이가 워낙 크고 깊다’ 면서 안타까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선종 부장에 대한 지역 축구인들의 여론은 매우 싸늘하기만 하다. 학교의 일차적인 관리자 겪인 축구부장의 고유권한을 인정해야 하겠으나 너무 지나치게 축구부와 감독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지역 인사들의 한결같은 여론이다.
특히 축구부의 학교 내 숙소사용 문제만 해도 타교의 실정과는 너무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전국의 거의 모든 축구부가 학교 내 숙소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과는 다르게 유독 김선종 부장이 학교 밖의 숙소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은 사적인 감정을 앞세운 보복조치의 인상이 짙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집단 사망사고 이후 학교 내 운동부 숙소사용 불가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런 교육부의 지침을 지키고 있는 학교는 전국에서 5%도 채 되지않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김선종 부장은 배재고와 동국대를 거친 경기인 출신으로 지난 2001년 남수원중 부장으로 부임해왔으며, 통진중과 청담고 감독을 역임했으나 별다른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반면 김석철 감독은 중학축구계의 최정상급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망주를 선별하는 남다른 혜안을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남수원중 창단 감독으로 13년 째 재직하면서 전국대회에서 만 우승 5회와 준우승 8회, 11년 째 연속 4강을 기록하고 있는 전국 최강의 지도자로 활동해오면서 배출한 유. 청소년 대표선수만도 거의 10여명에 이르는 맹장으로 지도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김석철 감독과 김선종 부장의 불화에 대해 수원시축구협회 모 고위 관계자는 “중학축구 최고의 명문으로 성장한 팀이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협회 차원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남수원중 모 학부모들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모 학부모는 “부장의 월권이 지나쳐 일어난 사태인 만큼 교육부에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개입,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선종 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수원에서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