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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탐방> 매년 선수난 시달리면서도 프로 선수 10명 배출
기사 작성일 : 09-06-18 14:05







강주석 교장 신뢰와 감독의 열정 어우러져 명문으로 부상


1974년 처음 창단할 때부터 황지중앙초(교장 강주석)는 선수 자원이 풍부하지 않았지만 1989년 발표된 석탄 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태백시의 인구가 급감하게 된 이후 더욱 심각한 선수난에 시달려야했다.

 해마다 14~16명의 선수만으로 팀이 구성되다보니 두 팀으로 나누어 치르는 연습경기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주축 선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당장 다음 경기에 나설 11명을 추리기도 힘든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황지중앙초는 두 차례에 걸쳐 월드컵에 나선 이을용을 비롯 광주에서 뛰고 있는 배효성 등 10명의 프로 선수들을 꾸준하게 배출해내면서 어지간한 명문학교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올해 역시 강원도 대표로 소년체전에 참가한 데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초등부 강원리그에서 2위를 달리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황지중앙초가 우수한 유망주를 꾸준히 배출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데에는 22년째 한결같이 팀을 맡아오면서 태백 관내와 인근 정선, 사북 지역까지 직접 발품을 팔며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부모를 적극 설득해서 축구부 유니폼을 입히고 있는 이정식 감독의 열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황지중앙초 운동장에서 초등부 강원리그 경기가 벌어진 13일 이정식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황지중앙초  이정식 감독 인터뷰

Q. 22년째 팀을 이끌어오고 있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선수수급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태백의 인구가 워낙 줄어드는데다 폐교와 분교가 많다보니 선수를 찾기 힘들다. 분교의 경우 우리가 선수 한 명을 데리고 올 경우 그 학교가 폐교될 수밖에 없어 소년체전에는 13명만이 나서야했다.

Q. 선수 부족 말고도 22년간 어려웠던 점이 무척 많았을 듯싶은데?

- 이 곳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했지만 본인들의 자식이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없었다. 운동만 하다가 나중에 이도저도 안되면 결국 나쁜 길로 갈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축구가 건전한 운동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왔는데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Q. 선수가 부족한 상황을 감안하면 성적이 너무 좋다. 비결은 무엇인가?

- 운동장에 인조 잔디가 깔려있고, 초등학교 운동장 치고는 드물게 라이트 시설과 전광판이 설치되어있어 축구를 가르치는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 곳 아이들도 열심히 뛰어주고 있기 때문에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 같다.

Q. 22년 처음 이 팀을 맡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이곳은 내 직장인 동시에 모교다. 나를 가르쳐주시던 은사님께서 ‘네가 감독에 적합할 것 같으니 팀을 맡으라’고 말씀하셔서 꽤 크게 벌려놨던 사업도 정리하고 바로 팀을 맡아 이제 모아 놓은 재산도 없다.(웃음) 그렇게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발을 뺄 수 없게 되었다.

Q. 은사님의 말씀만 듣고 팀을 맡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텐데?

- 축구인은 선·후배의 관계가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게 처음으로 축구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의 뜻이 맞다고 생각해서 두 말 없이 말씀을 받들었다. 지금 내 밑에 있는 코치들도 내 가르침을 받았던 친구들이다.

Q. 소년체전 8강에서 강호 경기 신곡초를 상대로 3골을 앞서고 있었음에도 후반 5:3으로 역전패를 했는데?

- 지난 얘기지만 난 그날 후반 경기를 눈물을 흘리면서 봤고, 지금도 생각하면 목이 메인다. 선수가 워낙 없다보니 5번(김주환) 선수가 발목을 다쳐서 절뚝거리며 경기를 소화해야했고, 아직도 다리를 절고 있다. 그게 태백 축구가 처한 현실이다.

Q.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 비결이 있는가?

-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골라 축구를 시키고 있지만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만 시킨다. 아이들 스스로도 본인이 하고 싶어야 열심히 하고 더욱 잘 받아들인다. 단 그 아이들에게는 모든 정성과 열성을 쏟아 부어 가르친다. 지금도 단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난 축구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훈련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계속 무작정 반복한다.

Q. 강주석 교장선생님의 팀의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

-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 분들께서 우리 축구부 아이들을 사랑스러워 해주시고 학업 등의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거기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나도 이 팀에 뿌리를 내리려 생각하고 있다. 

Q. 워낙 오랜 기간 팀을 맡으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을 것 같은데?

- 내가 코치 때 지도한 (이)을용이부터 (배)효성이 등 10명의 프로 선수가 내 손을 거쳐갔는데 대도시 팀에서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한 명이 대표 선수까지 되어 월드컵이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당당히 경기를 펼쳤다는 사실과 이제는 자식과도 같은 아이들이 나날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Q.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주문하는 사항이 있다면?

- 난 기본기보다 근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근성이 있다면 기본기를 익히는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자신을 이길 수 있는 근성이 있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잘 따라주고 있어 기분 좋게 생각한다.

Q. 팀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질문이지만 유소년 지도자 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

- 열악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달라는 뜻에서 많은 선, 후배 님들이 나에게 어려운 중책을 맡겨 주셨다. 내 스스로가 어려운 환경에 있기 때문에 지도자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들의 환경을 좀 더 밝고 환한 곳으로 끌어내고 싶다. 아직 뜻대로 잘되지 않고 있지만 지도자들의 환경이 좋아지면 더 좋은 선수를 육성해서 축구 발전에 더욱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지도자로써의 목표는 무엇인가?

- 팀을 처음 맡은 22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목표는 변함없이 세계에서 제일 축구를 잘하는 선수를 내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강원도 작은 시골 학교에서도 그런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신필중 기자 (pjshin@eeklysoccer.co.kr)
사진 = 김성환 기자
사진설명 (상) 황지중앙초 이정식 감독 (하) 황지중앙초 축구부 숙소 한켠에 마련된 이을용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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