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공고 이원철 감독 인터뷰


대신고와의 결승전이 치러지는 동안 벤치에서 한 순간도 앉지 못하고 선 채로 선수들을 독려했던 이원철 감독은 경기 내내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1984년 당시 한양공고 3학년 재학생으로써 당당히 전국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원철 감독.

 그러나 그 이후 한양공고는 1996년 강릉에서 열린 제77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전국체전이라는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명문으로써의 과거 화려했던 명성을 점점 잃어가기만하던 모교의 감독으로 부임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그토록 갈망하던 전국체전 진출의 쾌거를 일궈낸 이원철 감독을 경기 후 만났다.

Q. 13년 만에 전국체전에 진출하게 된 소감은?

- 부임한 지 1년도 안됐는데 우승을 해서 그토록 원하던 전국체전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다.

 많은 지원과 관심을 보여주셨던 강문석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임직원 분들과 동문 선, 후배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고, 무엇보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한테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전국체전 진출을 기점으로 해서 과거 화려했던 한양공고의 명예와 전통이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

 Q. 선수로 팀이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감독으로 다시 전국체전에 나서게 됐다. 감회가 새로울텐데?

- 광희중 감독을 맡으면서 서울시 대표로 소년체전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준비가 미흡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남은 3개월 동안 착실히 준비를 해서 메달을 따 서울시축구협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이번 대회에서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강팀들을 연이어 상대하면서 거의 매 경기 연장과 승부차기를 거듭하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는데 가장 어려웠던 경기가 있다면?

- 첫 경기에서 맞붙은 여의도고부터 언남고, 장훈고, 오늘 상대한 대신고까지 모두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들이었다. 그 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4강에서 맞붙었던 장훈고가 전력적으로 워낙 강팀이기에 힘들었다.

Q. 2학년 선수들 위주로 이번 대회를 치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 3학년 선수들이 못해서가 아니라 리그제와 병행을 하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2학년 선수들 위주로 치렀다. 2학년 선수들의 멤버 구성이 좋은 만큼 내년을 대비해서 경험을 쌓으라는 취지에서 미리 기회를 준 것이었는데, 선수들 스스로가 단합도 잘하고 더욱 열심히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Q. 4강전에서 수비수 김정대를 교체 투입해 공격에 배치하며 결국 골을 뽑아냈고, 오늘도 교체 투입된 백운호가 선제골을 넣었는데 미리 계산된 용병술인가?

- 경기 하루 전에 멤버를 구성하면서 교체 선수들을 생각해놓는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지도자의 직감으로 선수들을 투입했는데 그것이 적중했던 것 같다.

Q. 연장 전반 막판에 이병훈이 퇴장당한데 이어 승부차기에서도 먼저 실축을 하며 위기를 맞았는데?

- ‘전반이 끝나면 후반이 있고, 후반이 끝나면 연장이 있고, 연장이 끝나도 승부차기가 있다’고 처음부터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Q. 7, 8월에 걸쳐 전국 대회가 연이어 열리게 되는데 목표는?

- 모든 감독들이 당연히 다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임 6개월이 넘어서다보니 선수들에 대한 파악도 다 됐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내가 원하는 움직임에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

 부임 후 처음 나섰던 금석배에 비해서 팀이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특히 교체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달라진 만큼 전국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차차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