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초, 일부 학부모 우승컵 파괴 난동


신용산초가 맹호기에서의 뼈아픈 패배를 고스란히 설욕하며 서울시장기를 높이 치켜세웠다.

 지난 25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펼쳐진 제32회 서울특별시장기 초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신용산초는 전, 후반 각각 한 골씩 주고받는 접전을 벌이며, 승부차기 끝에 신정초를 4：2로 물리치고 서울시장기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은 지난 5월 맹호기 결승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그 당시는 신정초가 승부차기 끝에 신용산초를 4：3으로 우승을 거뒀었다.

 설욕의 기회를 잡은 신용산초는 초반부터 신정초를 몰아세우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전반 11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최진혁이 선제골을 터트려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짓는 듯한 분위기였다.

 선제골 허용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신정초는 강한 압박을 내세우며 신용산초의 공격의 고리를 끊기 시작했고, 조금씩 신용산초의 예봉이 무뎌지며 경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후반 들어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신용산초는 추가골을, 신정초는 동점골을 노리는 ‘한 골 승부’가 펼쳐져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양 팀의 팽팽한 기 싸움으로 빠르게 흘러간 시간은 어느덧 후반 20분을 넘어갔고, 신용산초의 승리가 점쳐질 무렵, 신정초 김동수가 천금 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로 접어들었고, 마치 지난 5월 맹호기를 재연하는 듯했지만, 이번 주인공은 신정초가 아닌 신용산초였다.

 선축에 나선 신용산초 키커들이 모두 골을 넣은 반면, 신정초의 3,4번 키커가 모두 실축하는 불운이 이어지며 결국, 4：2로 신용산초의 우승으로 대회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올 시즌 맹호기와 서울시장기를 서로 나눠 가진 신용산초와 신정초는 팽팽한 라이벌 기류가 형성되며 앞으로의 만남을 기대케 했다.

 이 날 최우수 선수에는 황성빈이 차지했고, 신용산 공격의 핵 임영웅이 득점왕에 올랐다.

 이 외에도 송범근이 GK상을, 미기상(美技賞)은 정연재에게 돌아갔고, 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종식 감독이 지도자상을 받았다.

 한편, 이 날 신정초 학부모들이 경기 직후 이어진 시상식장에 몰려들어 우승컵을 부수는 등 난동을 피웠다.

 결국, 시상식은 시상품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서울시 축구협회는 신정초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한 상태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