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포조선 강풍타고 ‘결승질주’
국민은행 5년만에 정상 노크
특유의 강한 바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열린 주문진 공설경기장에서 벌어진 준결승전의 첫 경기 국민은행과 선문대의 경기는 강한 바다 바람이 치열한 승부로 진행되던 경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가며 선문대의 강한 예기를 꺾어 버리고 말았다.
유력한 우승 후보 경희대를 승부차기 끝에 낙마시킨 끈질긴 저력으로 4강에 진출한 선문대는 특유의 조직력과 강한 체력을 앞세운 압박 축구로 경기 전반 초반부터 국민은행을 괴롭혔으나 정말 너무나 어이없는 장면에서 첫 골을 허용하고 결국 눈물을 삼켜야 했다.
국민은행의 문전 공격이 날카롭긴 했으나 득점의 결정적인 주역은 강한 바다 바람. 전반 19분. 선문대 지역 중앙 지점에서 국민은의 한승현의 중거리 슛이 문전으로 투입되는 순간, 강한 바람이 공의 흐름을 순간적으로 확 바꿔놓았고 공은 그대로 문전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사실 중거리 슛이라기보다는 크로스에 가까운 공. GK로서는 판단하기가 매우 애매한 공이었으나 바람을 탄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갈 듯 하다가 갑자기 바람의 영향을 받아 뚝 떨어지며 문전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결국 이 골이 선문대의 바짓가랑이를 잡는 악몽의 골이 됐다. 이후 선문대의 강력한 반격의 불길이 타올랐으나 국민은행의 노련한 플레이에 휘말리며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 보내고 말았다.
국민은행 한승현은 후반 경기 종료 4분전 선문대 GK신준배가 뛰쳐나와 빈 골문이 된 문전에 다시 45m 중거리 슛을 밀어 넣으며 자신의 2번째 골을 성공시키면서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결국 강한 바람은 국민은행에게는 승운을, 선문대에겐 생각하기조차 싫은 결과를 가져온 악마 같은 존재로 인식됐다.
미포조선은 이번 대회 그라운드의 파란을 몰고 온 주인공. 경기 마다 선제골을 허용하고서도 곧 따라붙어 뒤집기를 성공시키며 결국 상대를 침몰시키고 마는 끈질긴 저력은 팀 칼라까지 확 바꿔놓기에 이르렀다.
미포와 숙명적인 라이벌 관계인 할렐루야는 정말 멋들어진 첫 골을 뽑아내고서도 연이어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 당하는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 할렐루야의 단장이자 대축 기술위원장인 이영무씨는 경기 직전 ‘한 골 싸움이다’고 경기 전망을 밝히면서도 ‘미포의 상승세가 너무 두렵다’고 전망했다.
이영무 단장의 이 말은 보기 좋게 딱 들어맞았다. 할렐루야는 전반 22분. 매우 기분 좋은 첫 골을 뽑아냈다. 적당하게 상대 진영을 향해 바람이 불어주는 상황을 이용한 홍지인의 지능적인 중거리 슛이 터졌고 공은 미포의 골 사각 귀퉁이에 그대로 작렬했다.
할렐루야의 순항을 알리는 멋진 골이었다. 그러나 미포는 역전의 명수 팀이 아닌가. 선제골을 먹긴 했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반면, 할렐루야는 1골 승부라는 판단이 수비를 강화하려는 국면으로 몰아가며 수세적인 기운이 역력했다.
결국 후반 22분 차철호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41분. 김영후의 마무리 골이 터졌다. 1:2 로 경기를 뒤집는 천금 같은 동점골과 역전골이 터진 것이다. 미포에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할렐루야 선수들은 지친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고, 이미 그라운드는 미포 용사들이 완전하게 지배하기 시작했다.
할렐루야는 불타는 전의는 충만했지만 이미 체력은 고갈됐고, 더 이상의 파란은 일어 날 수가 없었다. 이후 미포의 열화 같은 공세가 계속 이어졌으며 할렐루야가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미포는 쾌조의 역전 3연승을 거두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미포의 끈질긴 저력에 결국 할렐루야는 짐을 꾸려 고향으로 출발하는 아픔과 추위에 몸을 떨어야 만 했다.
한편 미포조선 오규상 신임 단장은 취임 20일 만에 대통령배 결승에 진출하는 승운과 뜨거운 감격을 누렸다.
강릉에서-김영근 기자 ceo@ksp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