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축 수뇌부, 불똥튈까 전전긍긍
축구계가 요동치고 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대한 사회적 지탄과 역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승부 조작의 연결고리로 알려진 정 모 선수의 자살로 사회 여론은 더욱 냉랭해졌고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국회도 국정 조사의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문광위 모 전문위원은 익명을 요구하면서 “대축 임원들의 봉급 명세서 등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있느냐”면서 “전문가와 기자 등 다양한 인사들을 접촉하여 심도 있는 실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라는 서늘한 뒷말을 남겼다.
언론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메이저 언론이 심충 보도 대열에 가세하면서 상황은 확대일로의 흐름이 분명하다.
이제 프로는 난맥상의 발화지점 일 뿐이다. 내셔널리그· 챌린저스 리그 학원리그 전체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대축이 직접적으로 관장하는 학원리그로 불길이 서서히 옮겨가는 양상이다.
특히 승부 조작 뿐 아니라 학원리그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취급받던 승점 주고받기와 승부 조율. 심판 섭외비의 실체까지 수면위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업의 특정 팀에 대한 악성 소문이 나돌고 있어 내셔널리그 관계자들의 안색은 사색이며 대책회의를 여는 등 법석을 떨고 있으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년 전 승부 조작 파동을 겪은 챌린저스리그는 오히려 담담하게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프로 축구 승부 조작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과 실태 조사만으로 종결 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특히 프로는 시발점에 불과하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점점 짙어 지면서 축구계 전반에 걸친 자정 요구와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가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대축 집행부가 개혁 대상 우선순위에 오르거나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은 벌써 대국민사과를 한바 있다. 고대 심판 매수 사건이 일어나자 발 빠르게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으며 대축 핵심 간부들을 비롯한 간부들은 ‘난 입이 없어요’ 하는 동일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축은 프로연맹이라는 바람막이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비리근절대책위(위원장 이갑진)를 출범시키고 조사활동에 돌입했으나 즉흥적인 대책이라는 날선 비판을 사고 있으며 사후 약방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 선수들의 승부조작이 터지자 축구인들의 정서는 분기탱천하는 기색. 사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축구인들. 조중연 회장에게도 결정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차기 대권 구도에 암울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조 회장은 지난 2년 황금기를 누렸다. 월드컵 등에서 국가대표와 각종 국제대회에 참석한 남·여 청소년 대표 팀 등이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두면서 순항해왔다.
조 회장은 악재와 자주 대면한 것도 사실이다. 고려대 심판 매수 사건, 연이은 정관 개정 파동, 지난 대의원 총회에서 사실로 확인된 3억대 연봉, 조광래 감독과 이회택 기술위원장의 거친 설화 파동 등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조 회장을 비롯한 대축 집행부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거의 바닥을 치고 있다. 따끈따끈한 영광은 아침이슬처럼 사라지고 식어버린 죽 사발 만 덩그러니 남은 셈이다.
조중연 회장에게 시련의 시간이 다가온 것일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으로 조기 레임덕이 눈앞에 닥칠 가능성도 다분해보인다.
‘가지 많은 나무에 잘날 없다’는 속담처럼 대축 협회장 입장에서는 어떤 조직과 카르텔에서 돌출 악재가 터질지 예상조차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고려대 심판매수 사건처럼 조 회장에게 화살이 날아올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고 2008년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하여 의원들의 따가운 질책이 시달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직 협회장으로서 순황을 하면서 잠재적 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겠으나 축구판이라는 현장은 탈도 많고 말도 많고 조직 확장으로 인해 성향을 알 수 없는 인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조 회장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올 봄 대축 주변에서 심상치 않은 소문이 끈질기게 나돌았다. 정몽준 명예회장의 실명이 거론되는 경우가 빈번해졌고 자연스럽게 차기 교체설이 파다하게 나돌기도 했다.
특히 조 회장과 오규상 여자연맹회장의 불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되자 정 명예회장이 중재에 나섰으며, 한발 더 나가 조 회장과 오 회장에게 “당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대의원 숫자를 솔직하게 적어서 내놔봐라”는 구체적인 당부를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조 회장과 한 때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던 오규상 여자연맹회장이 정 명예회장의 중재이후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도 특이 상황이다. 두 사람 간의 각별한 관계가 복원됐다는 소식도 나돌면서 정몽준 명예회장 중재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사실 조 회장은 지난 회장 선거 막판까지 정몽준 명예회장이 지지 입장을 밝혀주기를 학수고대한 측면이 강하다.
출마가 거의 확실한 허승표 후보는 전국 대의원들을 상대로 뛰고 있는데 자신은 현직을 내놓은 신분이기에 대축의 이 사무실 저 사무실을 전전하면서 정몽준 회장이 손들어 주기를 ‘오늘이나 나올까 내일이나 해줄까’ 하며 숨을 죽이며 기다려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조 회장의 ‘고난의 행군’을 곁에서 지켜본 핵심 측근 인사들은 ‘지난 선거에서 정 명예회장의 지지와 도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조 회장 스스로 노력하여 쟁취한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도 선거 직전의 이런 괴정과 흐름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중연 회장이 차기에 또 신발 끈을 동여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조 회장이 펼치는 정책을 분석해보면 차기 출마가 거의 확실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16개 시·도 협회장들에게 큰 선물 한 가지 정도는 품에 안겨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금년 들어 벌어지는 A매치는 거의 전국적으로 분배한 것으로 추측된다. 대축이 주최하는 전국 대회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며 협회장들과의 친불친을 떠나 전국을 대상으로 고르게 분배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유력하다.
조중연 회장은 정기 대의원 총회 이후 16개 시·도 협회에 배정되는 리그 지원금도 크게 늘렸으며, 시·도 전무이사들에게 지원하는 행정 지원금도 상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중연 회장은 모 시·도 협회장과의 사석에서 “경선이 아닌 추대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추대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차기에 출마할 것이라고 단언 할 수 없으나 설령 출마한다고 해도 내부 경쟁자들과의 예선이 본선 못지않게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차기 선거는 누구보다 현 회장인 조중연 회장이 가장 유력하겠으나 잠재적 내부 경쟁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차기 출마 예상자라고 볼 수도 있는 인사들을 꼽아보면, 이회택 부회장. 오규상 여자연맹회장. 권오갑 실업연맹회장. 정몽규 프로연맹총재. 김정남 프로연맹 부회장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난 회장 선거 직전 이회택 부회장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으나 본인이 고사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이회택 부회장 스스로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친 것이 사실이지만 이 부회장이 차기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증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에 이 부회장이 마음을 고쳐먹고 출마한다면 말 그대로 박 터지는 빅 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도 자유분방한 성품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현상 유지에 머무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오규상 여자연맹 회장은 자천타천으로 차기 선거의 유력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
정몽준 명예 회장의 복심으로 평가받고 있는 오규상 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 대표선수를 지낸 화려한 선수 경력과 여자연맹 회장으로 취임하여 인지도를 착실하게 높이고 있어 조 회장을 근거리에서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정몽준 명예회장의 양해를 받아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오갑 실업연맹회장도 역시 정몽준 명예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올 초 부터 출마를 은밀하게 타진하고 있는 언행이 포착됐다. 권 회장은 중부권의 모 대의원에게 은근하게 출마의사를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정몽규 부산 아이콘스 구단주가 프로연맹 총재가 화려하게 등장하면서 차기 구도에 잠시 혼선이 일어났으나 정 총재는 연맹 고위 인사 인선 과정의 혼선으로 신뢰도를 크게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규 총재가 프로연맹에 입성하고 프로연맹의 현안이었던 메인타이틀 스폰서를 단시간에 해결하면서 축구인들과 대의원들의 촉촉한 시선을 받았으나 연맹 고위 인사 영입 과정에서의 벌어진 혼선으로 신뢰도가 크게 손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총재는 이용수(세종대 교수)를 2번이나 만나 사무총장 직을 제의하며 영입을 결정하기로 해놓고 대축 고위 인사와의 최종 협의에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축 고위 인사와의 파워 게임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싸늘한 평가까지 나오면서 정 총재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이고 신선한 이미지에도 손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남 프로연맹 부회장도 잠재적 후보로 분류되고 있는 인물. 정몽준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축구계에서는 적이 없는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로 축구인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회장 선거 최종 과정에서 조중연 후보로 결정되기 직전 까지도 정몽준 명예회장이 마음속에 담고 있던 인물이라는 설이 파다했으나 결국 조중연 회장에게 출마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인물’로 축구인들은 기억하고 있다.
협회 밖에도 유력 인사 버티고 있다. 바로 허승표(전축구연구소 이사장) 씨. 대부분의 축구인들은 허승표(전 축구연구소이사장)씨의 차기 출마에 대한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 관심은 대축 관계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사실 축구인들 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것이 대축 핵심 관계자들.
허승표 전이사장이 재출마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서는 50 : 50으로 볼 수밖에 없다. 허 이사장이 출마를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도 없다.
현재의 정황만 보면 불출마 쪽에 미세하게 더 힘이 실려 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허승표 캠프의 좌장 격이었던 백현식 부산시협회장과 불편한 관계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이런 분석도 근거는 희박하다.
허승표 씨의 출마 여부는 안개속 오리무중이다. 허 전이사장은 원만한 성품이지만 축구계에서 만큼은 독립군 성격이 매우 강해 사이후이(死而後已 죽어서야 멈춘다는 의미의 사자성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 전이사장은 경주시에서 개최된 제11회 김용식배 OB대회에 참석하여 차기 출마를 묻는 축구인들의 끈질긴 질문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아끼며 은근한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는 신중한 자세로 일관했다.
대한축구협회장은 국내의 체육단체 중에서도 최고의 단체. 국제 축구 행사에서는 국가 원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더구나 조 회장 취임 이후에는 재임 4년 동안 3억원에 근접하는 막대한 연봉도 보장 받는 돈과 명예가 보장된 알짜배기 요직으로 손꼽히고 있다.
차기 회장 선거는 아직 1년 6개월이 남았으나 올해를 넘기면 내년 초부터 실질적인 선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축 유력인사들 간의 예선전이 어떤 형태로 든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빠르게 선거 분위기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차기 회장 선거는 2013년 2월에 벌어지며 시·도 협회장 16명과 연맹회장 8명 등 24명의 대의원이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