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5일제 근무제가 도입되고 스포츠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높게 부각되고 있다.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이 함께 팀을 만들어 땀방울을 흘리는 장면은 '그들만의 A매치'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하지만 이런 뜨거운 열기에 비해 관련 시설이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실행 계획 등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게 현실.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도 생활체육화 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축구의 생활체육화는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안고 셈이다. 축구의 전 국민적인 생활체육화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민생활체육전국축구연합회(이하 축구연합회)의 이태부 사무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생활체육'이라는 용어에 대해 아직은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먼저 생활체육의 필요성과 그 의미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 생활체육은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즐겁게 체육활동을 진행하면서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운동을 하면서 사회적인 결속력을 다져 화합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 전체가 건강을 유지하며 밝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생활체육이 비만과 각종 성인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수 년 전부터 국내에 운동부족과 함께 비만으로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많은데, 생활체육의 실천으로 비만으로 인한 손실액(2008년 약 1조 8000억 원 추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었다.
* 주 5일제 근무 도입으로 인해 최근 생활체육 인구가 급상승했다. 국내에서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고 있는 종목들은 무엇이 있으며, 축구를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인구는 얼마 정도로 추산되는가?
- 국내에서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고 있는 스포츠 종목은 약 52개 정도가 된다. 배드민턴, 테니스, 육상, 승마, 골프, 농구, 족구, 마라톤 등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축구는 가장 대중적인 생활체육 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축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비용적인 부분에서도 다른 종목에 비해서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현재 축구연합회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는 생활체육 인구는 약 300만 명 정도다. 비등록 인구까지 포함하면 600만 명 이상이 생활체육으로 축구와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 축구를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등록 회원이라고 했다. 비등록 회원이 매우 많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만약 이유가 있다면, 축구연합회에서는 이들을 위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 현재 비등록 회원이 매우 많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프라 부족이다. 특히 사람들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부족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해 경기장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현재 생활체육 축구지도자는 전국을 통틀어 1000명 정도에 달한다.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지도자와 심판의 수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정책 마련과 관리로 동호회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좀 더 좋은 조건에서 생활체육을 실행할 수 있도록 축구연합회에서 계속 노력할 것이다.
* 국내에서 축구의 생활체육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가.
- 정식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 새마을운동이 생활체육의 뿌리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사회체육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약 12년 전부터 다시 생활체육으로 명명되었다.
축구는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저변확대에 성공했고, 현재는 도입 초기보다 몇 백 배 이상 많은 생활체육 인구가 생겨나게 됐다. 실제로 4년 전만 해도 축구연합회가 주관하는 대회가 6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5개 이상의 대회가 준비되어 있다.
그 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의 폭이 확대되었다는 의미다. 생활체육으로 축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 축구가 생활체육으로서 가지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축구하면 '엘리트 체육'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했다. 사람들은 월드컵과 올림픽 등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나갔다.
하지만 축구가 생활체육으로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축구가 그저 국가대표팀 경기에만 집중하는 ‘보는 스포츠’를 넘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즐기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생활체육으로서의 축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참여가 가능하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모든 계층이 연령과 상황에 맞게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문이 활짝 열려있다는 뜻이다. 축구연합회에서는 이런 장점을 살려 축구를 생활체육의 중심이자 국민 화합의 장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2002한일월드컵 이후 국내에도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생활체육 축구에 참가하는 여성들도 실제로 많아지고 있는가.
- 생활체육으로 축구를 즐기는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재 정식으로 등록된 여성 팀만 220여 개에 달한다. 대회도 매우 많아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별다른 여자축구 대회가 없었지만, 현재 1년에 8개 정도의 대회가 열리고 있다.
여성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생활체육 종목 가운데 하나인 배드민턴처럼, 축구도 앞으로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 생활체육 스포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축구가 생활체육으로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듯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현재 축구연합회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관련 시설 확보와 언론 및 미디어 노출이다. 생활체육으로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2배 정도 많은 경기장이 필요하다.
사유지와 국유지 등을 이용해 축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더 확보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언론 및 미디어에서의 관심도 반드시 필요하다.
생활체육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그에 대한 뉴스 생산이나 홍보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축구연합회에서는 올해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김휘 회장이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물심양면으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어 더 큰 발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이웃나라인 일본은 생활체육이 가장 잘 자리 잡은 나라로 통한다. 우리보다 생활체육 면에서 앞서 있는 나라들과의 해외교류 등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
- 몇 년 전부터 해외교류 활성화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일본, 중국과는 적극적인 해외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회에 일본과 중국 팀들을 초청해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냈고, 역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국내 팀들이 참가해 해외의 생활체육 분위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올해는 미주 지역과의 교류를 시도해볼 예정이다. 미주에서의 생활체육 노하우를 접해 국내 생활체육 문화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 축구가 완전히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유럽 국가들과의 교류도 머지않아 진행할 계획이다.
* 축구의 생활체육화가 완벽하게 이뤄져 있는 유럽과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 유럽은 생활체육이 엘리트체육의 확실한 뿌리로 자리 잡고 있다. '축구종가' 영국의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스포츠클럽에 가입해 생활체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 중 축구의 인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축구를 즐기면서 수준급의 축구실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생활체육의 저변이 유럽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활체육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주말이면 축구장이나 학교 운동장이 하루 종일 축구하는 사람들로 가득 찰 정도고, 평일 야간에도 미니게임이나 풋살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점점 더 축구가 생활체육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2009년 계획과 앞으로의 목표는.
- 2009년을 맞아 눈에 띄는 큰 목표를 세워 두지는 않았다. 축구연합회에서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하게 생활체육으로서 축구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인프라를 늘려나갈 계획이고, 적극적인 홍보와 대회 유치로 저변확대를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5년 정도 후에 생활체육 선진국의 시스템 뼈대를 국내에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이고, 더 나아가 유럽처럼 축구가 전 국민의 생활체육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심재희 기자(kkamanom@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