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여자국가대표팀 이상엽 감독
이상엽 (57. 한양여대 감독) 씨가 차기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올해 대학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 이 감독의 선임에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이 사실.
그러나 이 감독은 여자대표팀 감독의 교체 시기를 맞을 때마다 하마평에 오를 만큼 일찍부터 빼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아온 국가대표 출신의 여자 축구계 터줏대감이다.
지난 1999년부터 한양여대를 맡아온 이상엽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수척한 얼굴로 여자연맹 시상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남 구례 출생으로 두주불사형으로 악명이 높은 주당이었으나 시상식장에서 기자를 만난 일성이 ‘어제로 술을 딱 끓었다’는 것일 정도로 면모가 새로워졌다.
Q. 국가대표 감독을 맡은 소감은?
- 책임이 너무 막중하다. 여자 축구계에 좋은 지도자가 많은데…. 한편으로는 송구스럽기도 하고 또 어깨도 무겁다.
‘후배들에게 큰 신세를 지고 있다’는 생각을 쉽게 떨칠 수가 없으며 모두에게 보은하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아니,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선수들을 지도하겠다.
Q. 여자 축구계는 대표 선수 선발과 합숙 시기 등으로 반목이 심했는데?
- 대표선수의 일방적인 차출과 형평성을 잃은 선수 선발 등은 꼭 사라지게 하겠다. ‘좋은 성적은 신기루처럼 부질없는 것’이라고는 하나 축구인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이제 며칠 밖에 되지 않았으나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인드 컨트롤로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다.
국제 축구 흐름을 익히기 위해 국제교류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국내 사정도 배려하겠다.
Q. 여자축구가 남자보다 세계 제패가 더 빠를 것이라는 속설이 파다한데?
- 듣기에만 좋은 소리고,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기는 하지만 그 가능성만큼은 매우 높다.
실제적으로 킥도 제대로 못하던 것이 바로 5년 전의 여자 축구계 실정이었으나 현재는 남자 중학교 선수들을 가볍게 제압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다만 인적 인프라가 취약한 점이 난제로 꼽힌다.
여자 축구계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은 대표 팀의 급성장이라고 판단하고 있기에 더욱 어깨가 무겁다.
올해 상복이 폭죽처럼 터지고 생애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상엽 감독.
그러나 그 얼굴에는 진중함이 진득하게 묻어났다. 특히 국가대표 팀 감독으로 선임이 발표되고 난 이후 말수가 더욱 적어지면서 신중해졌고 특유의 얄개 기질은 아예 볼 수 없어졌다.
이상엽 감독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대머리를 살짝 가린 부분가발이다.
이 감독에게 선전을 당부하면서 모 인사가 던진 애교 섞인 협박.
“이 감독, 좋은 성적 못내면 가발 확 벗겨 버려” “야, 이거 정말 큰일이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