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어느덧 저물어 간다. 벌써 12월이다.


흐른 시간만큼 올 시즌 고교축구역시 지난 3월 군산에서 열린 금석배와 광양에서 열린 백운기를 시작으로 9개월 동안 최고를 향한 열정으로 쉴 틈 없이 달려왔고 어느덧 11월 왕중왕전을 끝으로 벌써 한 시즌 농사를 모두 마쳤다.

사실 올 시즌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구제역의 여파로 인해 1, 2월에 열릴 전국대회가 연기나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3월 금석배와 백운기 그리고 춘계연맹전이 당초 예정보다 1달여 늦게 개최됐지만 차질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을 목표로 내걸며 출범 3년째에 접어들었던 주말리그 역시 매주 각 권역에서 치열한 다툼을 펼쳤다. 이번 호에서는 올 시즌 고교축구의 판세를 전국대회와 주말리그로 나뉘어 펼쳐봤다.

매번 바뀐 전국대회 주인공
‘절대 강자’는 없다!!

제목 그대로 올 시즌 전국대회 주인공이 매번 바뀌었다. 지난해는 박두흥 감독이 이끄는 경기 과천고와 안선진 감독의 부산 부경고가 전국대회에서 두 차례씩 우승을 거머쥐었다면 올 시즌 다 관왕의 꿈(?)을 이룬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가장 먼저 시작된 금석배. 총40개 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고교 축구 강호로 손꼽히는 서울 보인고와 용인축구센터의 자존심 경기 신갈고가 결승에서 한판 승부를 펼쳤다.

 결국 보인고가 성봉재와 도동현의 연속골을 앞세워 신갈고를 2 : 0으로 물리치고 2011 시즌 가장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같은 시기 전남 광양에서는 37개 고교팀이 참가한 가운데 ‘제13회 백운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가 열렸다. 치열한 접전을 뚫고 부산정보고와 대륜고가 맞붙은 결승전에서 부산정보고가 승부차기 끝에 3 : 0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기를 휘날렸다.

같은 3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춘계연맹전에서는 서울 팀인 대신고와 언남고가 결승전에서 만났다. 당시 대신고가 전반에 먼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언남고는 강한빛의 중거리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이 대회 역시 승부차기로 우승팀이 가려졌다. 승부차기 결과 대신고가 언남고를 4 : 2로 물리쳤다. 이날 우승으로 대신고는 무려 17년 만에 춘계연맹전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후 3월 말부터 학기 중 주말리그제의 실시에 따라 전국대회는 방학을 맞아 7월과 8월에 개최됐다.

4개 대회가 펼쳐진 7월. 우승팀 역시 네 팀이었다. 먼저 7월 23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전국고등학교 축구선수권에서는 클럽팀의 자존심 광양제철고가 삼일공고를 1 : 0으로 물리치고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어 진주에서 펼쳐진 문체부장관배에서는 클럽팀이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전북현대 소속의 전주 영생고와 경남FC의 진주고가 결승에서 만난 것이다.

경기결과 전주 영생고가 홈 팀 진주고를 4 : 1로 물리치고 형님인 K리그 전북현대보다 먼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백록기에서는 서울 팀인 장훈고와 대동세무고가 혈전을 펼친 결과 장훈고의 1 : 0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지난해 2관왕을 차지했던 과천고는 양산에서 펼쳐진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홈 팀 부경고를 승부차기 끝에 4 : 3으로 물리치고 올 시즌 역시 변함없는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8월에는 경남 김해와 경북 안동과 울진에서 전국대회가 이어졌다. 먼저 김해에서 펼쳐진 청룡기에서는 대구 현풍고와 서울 중동고가 결승에서 만나 클럽팀과 학원팀이 다시 한 번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그 결과 현풍고가 승부차기 끝에 중동고를 4 : 3으로 물리치고 클럽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안동에서 열린 대통령 금배에서는 수원공고와 보인고가 결승에서 붙었다.
당시 수원공고가 전반 초반 이창무의 선제골에 먼저 앞섰지만 금석배에서 우승컵을 들어본 보인고 역시 저력을 선보이며 도동현과 송병근의 연속포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이후 수원공고는 송시우의 동점포와 첫 골을 기록했던 이창무가 역전골을 쏘아 올리며 3 : 2로 승리를 거뒀고 대통령 금배의 주인공이 됐다.

같은 달 경북 울진에서 열린 추계연맹전에서는 곽경근 감독이 이끄는 여의도고가 창단 2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강원 춘천기계공고의 돌풍을 3 : 2로 잠재우고 6년 만에 우승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어 10월에 펼쳐진 전국체전에서는 강원대표로 나선 강릉문성고가 경기도 대표 삼일공고를 승부차기 끝에 3 : 2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전국대회를 살펴 본 결과 앞서도 언급했듯 다관왕의 팀이 없었다. 먼저 금석배 우승과 대통령금배 준우승을 거둔 보인고와 금석배 준우승을 시작으로 마지막 왕중왕전 챔피언에 오른 신갈고 정도가 한 차례씩 우승과 준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올 시즌 고교최대어 급으로 평가받는 정재혁을 앞세운 삼일공고는 제천 전국고등학교 축구선수권과 전국체전에서 두 번이나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봐야 했다.

주말리그는 우리가 최강!!
‘無敗’ 대전유성생명과학고-
군산제일고-부경고

지난 4월 2일 지난해 왕중왕전 준우승을 거둔 삼일공고와 라이벌 수원공고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출범 3년 차 주말리그는 왕중왕전이 열리는 10월까지 장장 7개월간의 레이스를 펼쳤다. 그 결과 11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신갈고의 우승으로 올 한해도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난 시즌에는 ‘디펜딩 챔피언’ 부산 부경고를 비롯해 서울 동부리그 소속의 언남고, 경북 대구리그의 안동고, 그리고 경기 남서리그소속의 신갈고와 백암고가 각각 권역별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펼쳤다.

지난 시즌 5개 팀이 권역별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펼쳤다면 올 시즌 그 보다 다소 줄은 3개 팀이 리그를 무패로 마쳤다.

먼저 충청리그 소속의 대전유성생명과학고는 올 시즌 총21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15승 6무의 기록으로 리그를 마쳤다. 리그를 치르는 동안 50골을 넣은 반면 실점은 단 20점에 그쳤다.

 이어 호남리그 소속의 김이주 감독이 이끄는 군산제일고는 16경기를 치르며 11승 5무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부산권리그에서 19승 2무를 올렸던 ‘부산호랑이’ 부경고는 올 시즌에도 역시 리그에서 독보적인 질주를 펼친 끝에 18승 3무를 기록하며 리그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한종훈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 이기동 기자, 박종훈 기자